가을 무렵 임신한 이후로 입덧에 정신 못차리며 주말내내 집에서 뒹굴거리기를 몇 달째..
이제 중반기에 접어 들어 배가 나온 것 이외에는 생활에 불편함이 없는 시기가 되다 보니 슬슬 엉덩이가 근질근질하다.
그래서 올해가 가기 전에 신랑과 가까운 곳에라도 가보자 싶어 결정한 여행지는
경남 통영이었다.
(전부터 소매물도에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서 계절이나 몸상태를 생각하지 못하고 무턱대고 통영에 펜션을 예약했는데, 소매물도는 등대까지 올라가는 코스가 험한 거 같아서 바로 포기해버렸다. ^^;;)
여행 날짜는 다가오는데 날씨는 한파주의보 발령이다.(흠..고생스러운 여행이 되려는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25일 친정(전주)에서 아침을 먹고 경남 통영으로 출발~
소양IC, 진안(장수)를 거쳐 대전통영고속도로인 함양에 들어서니 우측으로 남강이 기다랗게 펼쳐진다.(차 안에서는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어서 드라이브하기 딱 좋았다.)
그렇게 3시간여를 달리고나서 드디어 통영에 도착했고, 미륵산 케이블카를 타러 첫 목적지로 향했다.
두둥~~ '기상악화로 금일 운행 중지'라는 무심한 안내 푯말과 차량을 막는 주차요원이 보인다. 이런~젠장~
이렇게 붕떠버린 시간을 어찌하나 고민하다가 근처 '통영 해저터널'로 향했다.
1930년대 바다를 메워 터널을 만들었다는 게 대단하지만, 일제시대때인만큼 목조건물로 지어진 지붕과 콘크리트 벽이 왠지 날씨만큼이나 차갑고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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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을 둘러본 후 강구안 언덕배기에 위치한 동피랑마을로 향했다.
가는 길에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통영에서 유명하기로 소문난 통영꿀빵, 그 가운데에서도 원조라 불리는 '오미사 꿀빵' 가게에 잠깐 들렀다. (Since 1963..정말 오래된 곳이구나.)
팥을 좋아하는 나는 차에 타자마자 하나 집어들어 먹기 시작했고, 빵에 바른 물엿이 쫙쫙 늘어지며 아주 달달하다. 맛이 꿀맛이라 꿀빵이구나. 아주 만족스럽다. ㅋㅋ
예능프로 1박2일 촬영지로 유명해진 동피랑 벽화마을.
추운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여서인지 친구들, 연인들, 가족들끼리 나들이를 온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입구에는 많은 사람들과 언덕까지 진입하려는 차량으로 계속 뒤엉켰다.(좁은 길을 좀 걸어가면 안 되겠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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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초입에 그려진 벽화
집집마다 예쁘게 그려놓은 벽화는 인상적이었지만, 한국 사람 고유의 낙서(?)는 그 감동을 반감시켰다.
누군가 여기를 다녀갔고, 누구와 누가 좋아하고, 변치 말자는 사랑 약속을 굳이 벽화 속에 써 넣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외국 여행을 가도 꼭 한국인 글씨가 있다. 몇년몇월몇일 누구누구 다녀가다....휴~~)
제발 시민의식도 좀 더 성숙해졌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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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피랑 언덕배기에서 바라 본 강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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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피랑 벽화마을에 다녀온 인증샷!! (햇빛때문에 너무 눈이 부시다.)
강구안에 위치한 거북선에도 가 보고 근처 중앙시장에도 들러 짭짤한 바다내음과 가판대의 건어물에 잠시 눈독을 들이다가 충무김밥집으로 향했다. (통영에 왔으니 제대로 된 충무김밥을 먹어줘야지.)
거북선 맞은편에 위치한 '뚱보할매김밥집'으로 들어갔는데, 사람들이 줄지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김에 밥을 말은 순수 김밥과 무우김치, 그리고 오징어 무침으로 된 충무김밥 1인분 가격은 4500원이다.
하나씩 집어들어 입에 넣고 씹어보니 매콤한 가운데 맛의 조화가 있다. ㅋ
(먹어보기전에는 도대체 무슨 맛이 있을까 정말 궁금했었는데, 입 안에서 섞이고나니 계속 손이 간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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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의 목적은
'절대 무리하지 않기!!'이므로 해도 지기전에 슬슬 숙소로 향했다.
숙소는 통영과 거제도 사이에 위치한 해간도에 있는 1호 펜션, 해간도 펜션이다.
올해 준공이 되어서 방도 깨끗하고 가격도 저렴하며 내일은 거제도로 갈 계획이라 위치상으로도 여유있고 조용해서 좋았다.
해간도는 특별히 볼 곳은 없지만, 펜션 주위를 산책하면서 사진도 찍고 지평선을 빨갛게 물들이며 저무는 해(일몰)가 장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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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서 완전 꽁꽁 싸매고 돌아다니는 나.
다음 날 일출을 보겠다며 아침 일찍 일어나 방과 밖을 들락날락하며 쌩쑈를 했지만 결국 타이밍을 놓친 건지 구름에 가린건지 찬 바람만 잔뜩 쐬고 방에 들어왔다. (이럴 줄 알았으면 따뜻한 방에서 잠이나 더 잘 껄....휴~~)
펜션 1층에 딸린 카페에서 신랑은 커피 마시고, 나는 아주머니가 서비스로 주신 유자차와 꿀빵으로 아침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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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먹을 때 가장 행복한 나 ^^;;
오늘(26일)의 목적지인 거제도로 슬슬 출발했다.
(구)거제대교를 거쳐 외도로 가기 위해 바로 장승포여객터미널에 도착했는데, 막 배가 출발한 이후였다.
할 수 없이 12:40분 출발하는 장승포-외도-해금강 코스 유람선표(1인: 유람선 왕복 17,000원+ 외도입장권 8,000원)를 예매하고 남는 시간은 근처 양지암조각공원에 가보기로 했다.
아..여기 만만치 않은 등산코스였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칼바람을 그대로 맞으면서 조각 공원의 작품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날씨가 맑으면 부산까지 보인다는 말을 믿고 계속 바다쪽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그러다 '그래..저기가 부산인가보다' 라는 위안섞인 말 한마디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정말 너무 추웠어..
추위를 달래기 위해 얼큰한 해물탕집에서 점심을 때우고 드디어 유람선에 승선했다.
이동하는 동안 선장님의 안내 해설과 더불어, 남쪽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해금강은 '날씨가 좋으면 십자동굴도 볼 수 있다'고 귀뜸해주신다. 아마도 오늘은 날씨가 좋은 편인지 선장님이 십자로 난 길에 최대한 배를 가까이 대 보기로 하셨다.
동문쪽으로 배를 대려고 시도하다 무리라고 판단하여 바로 후진..."정말 나도 아찔했는걸."
다행히 남문, 서문으로 배를 댈 수 있었고, 깍아지른 절벽과 그 사이로 올려다본 파란 하늘이 정말 장관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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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암절벽 사이를 배가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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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금강을 빙 둘러 관광을 하고 난 뒤 유명한 외도로 향했다.
외도는 한 부부가 섬을 구입하여 예쁘게 꾸며놓은 섬으로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곳이다.
계절이 겨울인지라 볼 게 있을까 조금 염려가 되었는데, 외도 보타니아(Botania: Botanic + Utopia) 라는 명칭에 어울리게 잘 정돈된 정원과 손질된 나무들을 보면서 관리하는 사람의 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꽃이 피는 봄, 여름에 오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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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너스가든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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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과 함께 여행 한 인증샷!!
그렇게 1시간 30분의 외도 관광을 마치고 타고 온 유람선으로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왔고 대전으로 향했다.
이렇게 1박 2일의 짧은 여행을 마치면서 2011년도 마감해야 할 것 같다.
2011년도에는 신혼집도 얻고 친정 부모님 칠순 맞이 해외여행도 다녀오고 배 속에 신랑과 날 닮은 2세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안타깝지만 신랑한테 가장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야 하는 한 해이기도 했다.
정말 중요하고도 많은 일들로 정신없는 날들을 보내야했지만 그래도 돌이켜보면 후회없이 열심히 살았던 거 같다.
2012년 내년에는 새로운 가족의 탄생이라는 환경적인 변화가 기다리고 있고, 꼭 성공해야만 하는 회사의 중요 사업이 계획되어 있다. 용의 해인만큼 하늘로 성공적으로 비상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는 올해처럼 내년도 열심히 한 해를 살아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