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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s/Book

인문학 콘서트


이 책은 KTV의 '인문학 열전'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방면의 전문가들이 사회자와의 대담 내용을 출간한 것이다.
생태, 교육, 환경, 윤리, 종교, 철학 등의 다양한 분야에 대해 총망라된 내용으로, 대담의 축약된 형태라 깊은 범위는 아닐지라도 넓게 이해하고 들여다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인문학을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한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줄 수 있는 학문"이라 정의하고 인문적 상상력과 과학이 뒷받침되어야 희망하는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부모는 어떻게 하면 자식이 이 세상을 행복하게 살아갈 것인지에 제일 먼저 주목해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학부모에게 자주 하는 이야기는 철학을 갖자는 겁니다. 이 사랑, 저 사람 말에 너무 흔들리지 말고 내 아이에 대해서는 나만의 철학을 갖자는 겁니다.
오늘날 지구상에는 직업이 3만 가지가 넘습니다. 우리 아이를 그 3만 가지 직업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하게 하면 행복하고 즐거워할지를 생각한다면 구태여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것에 그리 집착할 필요 없다는 겁니다.
자녀에게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오라고 하기보다는, 책을 많이 읽어서 교양 있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쳐야 합니다.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려고 공부시키기보다는 자녀가 교양인이 되게 하고, 직업은 뭐가 됐든 간에 3만 가지 중에서 하나를 택해서 자녀가 그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되도록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P100

정해진 틀을 가지고 교조적으로 가르치는 사람을 조금 부정적인 뜻으로 '도덕론자, 모럴리스트'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오늘날 철학적인 윤리학은 모럴리즘이 아니라, 상당히 개방적인 학문입니다. 예를 들어 앞서 말했듯이 사랑이 있는 성과 사랑이 없는 성 사이에서 학생들은 어떤 입장을 지지해도 좋습니다. 단, 지지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내가 왜 사랑이 있는 성을 고수하려는지, 내가 왜 사랑이 없는 성도 용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지, 자기 주장에 대한 정당한 근거가 밑받침되는 것, 그것이 철학이거든요. 그래서 철학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의 정답을 허용하지만, 자기가 선택하는 정답에 대해 합리적으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이유 있는 주장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윤리적 주장의 자유는 보장되어 있되, 철학적인 논의로서는 나름대로 아주 엄정한 기준을 지켜야 합니다. P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