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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다시 찾은 블로그

블로그에 접속한지 얼마만인지, 마지막 포스팅 날짜를 보니 벌써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나의 소소한 일상에 관심이 있는 가까운 지인들만 방문하는 곳이기때문에 글을 올려야한다는 의무감은 없어 좋다. ㅋ~)
블로그 공백기간동안 나는 직장생활과 개인생활에서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는데,  직장생활에 대한 내용은 건너뛰고 일상의 개인적인 변화를 기록해 봐야겠다.

가장 큰 변화는 이제 더 이상 홀몸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11년 09월 03일, 마지막 포스팅 날짜 하루 전에 임신테스트기로 임신 사실을 확인했다.
토요일 새벽부터 한참 잠에 취한 신랑을 흔들어깨워 임신테스트기를 내밀며 씩~미소 한 방 날려주었고 난 가슴이 벅차올랐다.(짧은 신혼 생활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내 나이가 나이인지라 아이 갖는 일을 서두르고 싶었다.)


아이에 대한 기쁨도 잠시 입덧 때문에 거의 2달 이상을 완전히 넉다운 상태로 살았다. 블로그는 무슨...^^;;
나와 신랑을 닮은 아이가 생긴다는 환상만 꿈꾸었지, 임산부의 70% 이상이 경험한다는 입덧이라는 녀석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임신 확인 1주일후부터 슬슬 입덧 기미가 보이더니, 추석을 어떻게 보냈는지 정말 아찔하다.
추석 끝나자마자 병원으로 달려가서 아기집을 확인했다. 이 때가 6주정도 된 시점인 거 같다.
그렇게 시작된 입덧은 한 달...두 달..이 지났는데 그칠 줄 모르더니 15주 정도 지나갈무렵 조금씩 가라앉기 시작했다.
부엌 근처에는 얼씬도 못하고 어쩌다 냉장고 문이라도 열라 치면 숨을 참았고 입덧 기간 중 구토도 몇 번 했다.
심한 사람들도 많다는데 거기에 비하면야 "감사합니다~" 해야 할 수준인건가. 그래도 너무 힘들었다.
다행히 청소/빨래는 기본으로 모든 집안 살림을 도맡아하며 주말에는 밥도 해주는 신랑이 옆에 있어서 정말 고마웠다.
(임신 초기에 큰 일을 치뤄서 신랑도 많이 힘들었을텐데, 임신때문에 힘들어하는 나를 더 배려해줘서 미안함 반, 고마움 반이었다. 나중에 바가지 긁을 일은 없겠다. ^^) 

어제는 산부인과 정기검진이 있는 날이어서 병원에 갔는데, 선생님이 울 새싹이(신랑이 지어준 태명) '주수에 맞춰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다'고 하셨다.(19주6일, 머리직경 4.72cm, 몸무게 350g)
워낙 얌전한 아이인지 태동은 정말 약하다. 대다수 초산 임산부가 경험하듯, 18주 중반에 배 속에서 꼬물꼬물, 톡톡하며 뭔가 터지는 느낌이 났다. 처음엔 이게 나의 생리현상인지 구분이 안 갔는데, 아마도 맞는 거 같아. 이렇게 신기할 수가 없다. ㅋㅋ
의사 선생님 왈, "가운데에 아무것도 안 보이네요"라는 말로 성별에 대한 힌트까지 주시고, 예쁘고 건강하게 잘 키워야겠다.

바느질 태교한다고 구입한 바느질 DIY 용품인 '용용이 블라블라'.
내년이 흑룡띠라고 해서 용으로 고르고, 성별을 몰라서 내가 좋아하는 색상이 파란색으로 구입했는데 여자 아이라니 어쩐다.
3주 정도 주말마다 바느질하면서 보내고 나니,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다'라는 생각이 불끈~
세상에 쉬운 일이 하나도 없는 거 같아. 바느질도 만만치 않아 바늘로 손을 몇 번을 찔렀는지. 이렇게 고생해서 만들었으니, 제발 잘 가지고 놀기만 해줘도 기쁠 거 같다.


그리고 임신 축하 첫 선물로 신랑 지인한테 FELT SUSHI SET를 받았다.
설명서상에는 3세 이상 사용 가능이라고 씌여 있네.
귀엽게 만들어진 어린이용 장남감으로, 스시 종류를 바꿀 수 있게 끈으로 탈부착이 가능하다. 역시 아이디어가 좋네.


마지막으로 신랑 자랑 하나 해야지.
올해 10월 3일은 결혼한 지 1년이 되는 날이었다.
입덧때문에 정신 못차리며 널부러져 있는 내게 신랑이 결혼기념일 선물이라며 내민 목걸이다.
다른 일 때문에 정신도 없었을텐데, 잊지 않고 챙겨주는 신랑이 너무 고마웠다.(설마 나의 바가지가 무서웠던 걸까..ㅋ) 
내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든 난 준비를 못했는데 '이를 어쩌나...' 머리속에서 짱구가 굴려지면서, "내 선물은 뱃속에 있어!!"라며 배째라 모드로 내가 무섭게 돌변한다. 에라~모르겠다. 흐흐~
신랑구, 내가 무지무지 싸랑해! 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