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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s/Book

남한산성 - 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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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자호란 당시 서울로 진격해온 청을 피해 강화도로 미쳐 피하지 못하고 남한산성에 갇힌 인조, 명을 섬기자는 김상헌, 청을 받아들이자는 최명길, 우유부단하고 책임지려 하지 않는 김류를 비롯한 조선 조정의 숨막히는 47일간의 생활을 그려내고 있다.
힘없는 임금과 뚜렷한 대책없이 성안에 자욱한 말(言) 먼지만 날리는 신하들에게 백성은 더 이상 고려 대상이 아니며 사리분별없이 오직 대의명분만을 앞세우고 있다.

읽는 내내 장면 하나하나를 머리속에 그리면서 작가의 객관적인 시선, 그로 인해 그 시절이 더욱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 수 밖에 없었다. 힘없는 민족이라는 이유가 죄라면 죄인것인지..그리고 어쩌면 지금도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건 아닌지..
여전히 말~말~말~뿐인 정치/권력들, 체계없는 사회 구조와 모순들, 외부에서 닥쳐오는 압력 등등
이 전쟁에서 이기기위해 우리는 좀 더 분발하고 자신의 자리를 지켜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봄기운에 언 땅을 뚫고 싹을 틔우는 연약한 풀들이 올라올 때 임금은 성을 나서 청나라 칸 앞에서 삼배를 하는 치욕을 당한다.
홍이포의 사정거리 안에서 명을 향해 영신의 춤을 추던 조선 왕의 모습은 칸의 마음에 깊이 박혔다.   .....난해한 나라로구나....... 아주 으깨지는 말자.....부수기보다는 스스로 부서져야 새로워질 수 있겠구나..... pp.2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