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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ries/Domestic Trip

대전 촌년(?)의 홍대나들이와 득템 아이템들

내가 사는곳은 대전광역시...
서울 아니라고 다 촌은 아닐텐데,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까지 홍대나들이를 다니면서 신랑이 자꾸 이렇게 얘기한다.
"촌년, 하고 싶은거 다 하고 찍고 싶은거 다 찍어~~"라고 말이지.^^;;
그 이유는 돌아다니는 곳곳마다 홍대의 다양한 볼거리에 눈을 떼지 못하고 예쁘고 특이한 건물앞에서는 디카로 셔터를 마구마구 누르는 나를 보면서 신랑이 내게 할 수 있는 그만의 배려의 표현인건데. 그래도 이건 뭐~~웃어야하나 울어야하나..
어쨋든 정말 오랜만에 신랑과 짧은 나들이를 다녀와서인지 다시 연애 시절로 돌아간 기분도 들고, 잠깐의 휴식이었지만 내겐 홍대에서 긴 감성충전의 시간이었다.

이제 짧은 홍대나들이로 돌아본 장소들을 블로그에 남겨, 나중에 다시 읽었을 때 기분좋은 추억이 되도록 해야 겠다.
나의 발자국을 남기고 돌아다닌 곳은 "국시와가래떡 - 난타(홍대난타극장) - Joey's Brunch - 상상마당 - 프리마켓 - dal komm Coffee" 등, 지극히 개인적인 일상에 대한 기록 시작..

서울에서 교육중인 신랑과 오랜만에 서울나들이를 해 보자는 의미에서 뮤지컬을 볼까 연극을 볼까 고민하다가 홍대나들이를 결정하고, 마침 홍대에 난타전용관이 생겼다고해서 인터넷으로 난타를 예매했다. 난타는 저녁 8시공연이라서 먼저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우연히 국시와가래떡이라는 가게로 들어갔다. 지하로 들어가는 입구부터 왠지 느낌이 좋은데....


상점 이름답게 국시와 떡종류를 주문했어야 하는데, 신랑은 열무국수를 주문하고 밥을 좋아하는 나는 철판볶음밥을 주문했다. 얼음동동 띄워진 시원한 열무국수와 담백한 철판볶음밥을 눈 깜짝할 사이에 뚝딱 해치워버렸다.
('뚝!닭'이라는 메뉴도 있던데 '이건 뭘까나..' 나중엔 기회가 되면 한 번 먹어보고 싶네.)
                                                             국시와가래떡 '열무국수와 철판볶음밥'(₩9,300)

시간적인 여유가 좀 있어서 다른 블로그에 소개된 ithingso라는 근처 소품가게도 구경하고 홍대 거리도 훑어보고 난타전용관으로 이동했다. 외국인관광객이 엄청 많다더니 아니나다를까 가운데 좌석을 가득 메운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사이드로 앉아있는 한국인들보다 더 많았는데,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기회라 생각하니 난타라는 공연이 자랑스럽기만 하네.
8월 난타바캉스 할인으로 25% 할인받아서 S석 2매 ₩75,000원에 구매하고, 파란색 계열 아이템 지참 이벤트로 아이스커피 한 잔도 무료로 얻어마시고 드뎌 공연이 시작되었다.
난타는 한국의 전통적인 사물놀이 소리를 주재로 주방에서 결혼피로연 요리를 준비하며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관객들과 호흡하여 희화적으로 표현한 공연인데, 배우들의 과장된 표정연기와 표현들이 너무 웃겨서 볼따귀가 아플 정도였다. 더욱이 신랑이 전통혼례의 신랑 역할로 무대에 끌려 올라가는 바람에 기쁨 두 배, 추억 두 배가 되었다. 신랑은 무진장 창피해하며 무대를 내려왔지만, 더 웃긴 건 한참 지난 후에 무대 뒷면에 전통혼례 신랑/신부의 사진을 비춰주었다. 끝난 줄 알았는데 완전 뒤통수를 맞았던 신랑때문에 나 정말 배꼽빠지는 줄 알았다.
주방 소품이 내는 소리도 다양하지만, 엔딩부분에 김치, 설탕, 소금 통등을 두드리며 내는 소리가 가슴을 펑 뚫어주는 듯 정말 시원하게 둥둥거려서 스트레스 해소 만땅!!

                                                                  홍대 난타전용극장 전경

                                                       난타 공연 전 (왠지 분위기가 으스스~)

                                     난타 공연 후 (신나게 한 바탕 놀고나니 무대가 장난이 아니네요. ㅋ)

잠깐의 창피함은 Gift Coupon이라는 기대하지 않은 기쁨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쿠폰은 쿠폰일뿐 오해하지 말자.^^ coupon으로 교환한 건 난타주방장갑이 아닌 장갑위에 올려진 빨간 볼펜뿐, 창피함의 대가가 너무 약소한 거 아니야. ㅋ
난타 주방장갑은 난타 공연 기념으로 산 물건이라는 거..가격은 오천냥~~

                                      Gift Coupon을 손에 꼭 쥐고 있는 신랑과 난타장갑, 그리고 기념품

토요일엔 오전 9시즈음부터 홍대나들이 일정을 시작하기로 하고 홍대까지 왔는데 뭘 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망설임없이 브런치카페를 찾아나섰다. 홍대하면 맛있는 브런치카페들이 많아서 한 번 쯤 꼭 가보고 싶었다.^^
그런데 이 분위기 없는 신랑은, 길을 지나다 뼈다귀 해장국 음식점 앞에서 '아침엔 해장국을 먹어야지 뭔 놈의 브런치냐'며 궁시렁궁시렁.. 으구, 이 놈은 3년을 외국생활한 애가 맞는거니.
그래도 신랑 입에 지퍼 채우고 네이버에서 검색한 브런치 카페를 찾아 고고씽.
(스마트폰의 지도검색 어플은 이젠 여행에 없어서는 안 될 도구가 된 거 같은데, 하지만 활용을 잘 하는 사람에게만만만 유용하다는거다. 길치인 나는 무조건 신랑만 졸졸 따라 다녀야한다. 신랑에게는 속속들이 숨어있는 상점 위치를 귀신같이 찾아가는 동물적인 감각이 엄청 발달해있는거 같다.^^ 그 점은 정말 유용하면서 내 맘에 쏙 든다. ㅎㅎ)  

우리가 찾아간 곳은 JOEY's Brunch Cafe. 실내 한 쪽 벽에는 영국의 대표적인 상징인 빨간 2층버스와 영국 지하철 노선도가 크게 그려져있고, 그 맞은편에는 액자와 소품들이 걸려 있다.(원래 오픈시간은 11시인거 같은데, 조금 일찍 도착해서 첫 손님으로 주문을 했다.) 에스프레소와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먼저 가져다주셔서 커피 한 잔씩 마시면서 실내 구경도 하고 디카로 열심히 찍었다.(샌드위치 메뉴는 아메리카노 또는 아이스티와 같이 서비스된답니다.)

                          메뉴판도 예사롭지 않고 벽 면을 가득채운 액자와 소품들. 하나같이 다 탐난다.

브런치로 주문한 '내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와 '데리야끼 샌드위치'가 서비스되었다. 한눈에 봐도 너무 먹음직스러워!!
수프 한 숟가락 뜨는데 위에 뿌려진 모짜렐라 치즈가 쭉쭉 늘어지고, 같이 서비스된 치아바타 식빵은 검색해보니 이탈리아식 바게뜨빵이라고 하는데 걸쭉하고 고소한 수프에 빵을 축축하게 젹셔서 음냐~~정말 맛있어. 뼈다귀 해장국을 외치던 신랑도 싹싹 긁어서 바닥을 드러내고 먹는다.(그래도 역시나 브런치는 여자들만의 음식인건지, 가게안이 온통 여자들뿐이네.) 샌드위치는 왜 이리 큰건지, 입 안에 다 안 들어가서 조금씩 베어 먹어야 했지만 이것도 맛있는데. 아~~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여유로운 토요일 오전을 즐기다니 너무 행복한 시간인 걸. ㅋㅋ 

                                    닭고기 수프와 데리야끼 샌드위치(에스프레소 포함 ₩24,700)

이제 배도 든든하겠다, 홍대 거리를 만끽해볼 차례다. 처음 들른곳은 '상상마당'으로 KT&G 협찬인건지 건물명이 KT&G 상상마당으로 되어 있다. 갤러리아, 공연장, 영화관, 카페 등 이 건물안에서 하루종일 놀아도 될 만큼 다양한 공간들이 많은데, 그래서 복합문화공간이라고 하는건가 보다. 시간이 없으니 우리는 그냥 1층 아트스퀘어만 가 보자.
창의적이거나 디자인 요소가 가미된 제품을 판매하는 샵인데, 정말 독특한 물건들이 많았다. 문제는 가격이 후덜덜...이라서 그냥 눈으로만 열심히 보고 왔다.(세계지도랑 모빌만 구입 ₩10,900)

토요일 오후 1시부터 홍대 놀이터에서 열리는 프리마켓을 보러 이동을 했다. 어찌보면 오늘의 주요 목적지라 할 만한 곳이다.
매번 TV에서만 보던 곳인데 어떤 곳일까 무진장 궁금했었는데, 크지는 않았지만 핸드메이드로 만들어 온 물건들을 작은 가판대위에 쭈욱 전시해놓고 팔고 있었다. 학창시절에 미술과는 담을 쌓고 산 나에게는 어찌나 다들 신기하고 손재주가 있어 보이는지 너무 부러웠다.

                                                                    홍대 놀이터 프리마켓

신랑은 키보드를 재활용해서 소품으로 구성해놓은 물건을 탐나했지만 냥이가 그려진 책갈피를 사는걸로 합의를 했다. 사는 김에 지인에게 선물할 것까지 총 4개 구입.(₩12,000) 이 책갈피는 조금 두꺼운 종이를 여러겹 겹쳐서 튼튼한 종이를 만들고 그 위에 유성색연필이나 유성물감으로 칠하고 바니스로 마무리했다고 판매하시는 분이 얘기해줬다.

                              신랑은 트레이드마크인 작은 눈을 닮은 맨 왼쪽 냥이를 골랐다. ^^;;

아~또 하나의 이벤트..한 쪽에서 길게 줄을 늘어섰길래 가보니 10초만에 초상화를 그려주는 '10초 초상화 신'이라는 분이 있었다. 재밌을 거 같아서 우리도 도전~ 사람별로 얼굴을 3-4번 보면서 특징을 잡아서 그려주는데, 비슷한지는 모르겠지만 즐거웠다. ㅋ


땡볕에 오랫동안 돌아다니며 구경했더니 다리도 아프고 차가운 음료로 열을 좀 식혀줘야 할 것 같다. 마침 홍대나들이를 생각하면서 소셜쿠폰을 구매한 게 있는데, 알고보니 홍대 놀이터 바로 앞이어서 바로  가본 곳은 달콤(dal. komm) 커피전문점.
내부 인테리어도 예쁘고 우유에 얼린 커피를 넣어 녹여 마시는 큐브라는 커피는 독특하면서 맛도 있네. 아~이번엔 이걸 한 번 도전해봐야 하나. 



아..이제 슬슬 대전으로 내려가야 할 시간인데 때마침 하늘에 먹구름이 드리워지려고 한다. 역으로 가는 도중에도 쇼핑은 멈추질 않는구나. 핸드폰 케이스(₩22,000)랑 지하철역 안의 마노핀이라는 머핀 매장에서 6개 머핀 SET(₩10,830)을 구매하고 고속터미널로 고고~


오랜만에 신랑과의 나들이로 즐거운 추억 많이 만들고 신랑과의 사이도 더욱 돈돈해진것 같다. 가끔 이렇게 콧바람 쐬러 놀러다니며 잘 쉬어줘야 일할 힘도 생기는 거 아니겠어.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