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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짧은 시간, 긴 인연

어제는 서울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일본에서 잠시 한국에 들어온 신랑 지인을 만날 계획으로 토, 일요일 1박 2일동안 머물 예정이었으나, 신랑이 갑작스럽게 주말 근무를 하게 되어서 토요일 저녁 잠깐 만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하였습니다.
변경된 계획으로는 저는 대전에 있을 생각이었는데, 신랑이 오고간 메일까지 보여주면 간곡하게 같이 가야한다고 저를 계속 설득해서 저도 맘을 바꿔 먹었습니다.(일부러 결혼축하겸 신랑과 저를 보러 한국에 들른다길래 저도 꼭 합석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거죠.)
토요일 아침 신랑을 출근시키고 저는 서울로 갈 준비를 서두릅니다. 이왕 서울에 간 김에 남대문에 들러 물건들을 미리 사려고 저 먼저 일찍 올라가기로 결정을 했거든요.
할 일들은 한 번에 끝을 내야하기때문에 신랑과는 서울에서 합류하기로 했습니다.푸하~

서울에 올라가자마자 남대문 시장이 있는 회현역 5번출구로 향합니다.
오늘 사야할 품목들은 거의 주방용품들..에스프레소잔, 스파게티접시와 포크/스푼, 그리고 소품들....
날씨가 화창해서인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남대문, 특히나 관광객들이 눈에 많이 보입니다.
남대문 대도상가와 중앙상가를 휩쓸고 다니면서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원하던 그릇들도 사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정신없이 돌아다녔습니다. 한 가계에서 다 샀는데 워낙 소량으로 사다보니 가격 흥정이 거의 안됩니다. 제가 소질이 없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
(또 소량으로 살 경우 수지가 안 맞아서 아예 판매하지 않는 물건들도 있더라구요.)

신랑이 6시30분 KTX를 타고 부랴부랴 서울역으로 온다고 하니 저도 슬슬 정리를 하고 서울역으로 갔습니다.
뭐~남대문과 서울역은 한 정거장 차이라서 걸어가기로 하고 서울역 던킨에서 그린라떼 한 잔 마시면서 기다렸습니다.

서울역 가까운 서울스퀘어에서 만나기로 지인과 약속을 하고 자리를 옮겼습니다.
일본인 아내와 결혼한 미국인, 부부를 1층 로비에서 만나 인사하고 2층 일마레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신랑이 꽤 많이 신뢰하고 정을 느끼는 부부인데 역시나 만나서 얘기해보고 나니 다정다감하고 배려감이 깊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히나 미국인 특유의 유쾌하고 재치있는 남편분과 조용하고 예의바른 일본인 아내, 사람의 천성은 변하지 않는 걸까요?!! ㅋ
10시 상점 클로우즈때까지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고 1층에 투썸플레이스로 자리를 옮겨 짧은 만남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샐러드, 피자, 스파게티, 음료로 배가 부를만도 한데, 아이스크림까지 먹어주는 기염을 토한 우리 네 사람 ^^;;
고속버스터미널로 가는 길 중간쯤에서 지인과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하고 저와 신랑은 심야 막차인 11시 50분 차를 타고 대전으로 향했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동안의 만남이었지만, 왠지 길게 인연을 이어갈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신랑이 일본에 있을 때 일본 동료보다는 더 마음이 통하고 친하게 지냈던 분인 거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도 더욱 가깝게 느껴졌던 거 같습니다.

지인분이 저희들 결혼 선물로 ACME 펜과 일본에서 산 초콜렛을  주셨습니다.

                         일본에서는 꽤나 유명한 IMAGE DE MARY Chocolate과 ACME ROLLERBALLS

12가지 맛으로 구성된 모양도 각양각색의 초콜렛.
보기만해도 정성이 느껴져서인지 먹기가 너무 아까운 것 있죠.
먹고 나니 입안에서 정말 살살 녹아 들어요. 음~~제가 먹어본 초콜렛 중에서 가장 맛있는 초콜렛이 아닐까 싶어요.^^
조금씩 아껴먹어야죠. 하하

신랑과 저의 직업이 연구원이라는 이유에서 선물한 ACME Rollerballs pen입니다.
전세계의 유명한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모티브로 펜을 제작하는 ACME Studio의 여러 고급스런 펜 중 신랑과 저에게 각각 선물해 주었습니다.
제 것은 검은색, 한국의 김영세 작품 'TaeGuk'입니다. 신랑것이 하얀색, ASYMPTOTE 작품입니다.
(선물을 고르면서도 단순히 디자인뿐만 아니라 디자이너까지 같이 고려하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해 봅니다.)
정말 소중한 웨딩선물을 받은 것 같아서 좋습니다. ㅋㅋ
(저희는 한국적인 과자인 유과, 약밤, 매작과 등이 포장된 한과 세트와 남대문 시장에서 산 자수 거울과 컵받침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받은 선물에 비하면 너무 약소하지만요. ^^)

다음에는 제주도에서 볼 것을 기약하며 좋은 인연 계속 이어가고 싶습니다.
And I'm very proud of you, darling. There's no rea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