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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ries/Hawaii & Tokyo 2010

[신혼여행 8일차] Tokyo[Jiyugaoka, Daikanyama]

신혼여행 8일차 일정입니다.
■ Jiyugaoka, Daikanyama, Shibuya station
■ Hitotsubasi-gakuen(Seibu line) → Kokubunji(JR Chuo line) → Shinjuku(JR Yamanote line) Shibuya(Tokyu Toyoko line) Jiyugaoka Daikanyama(Walking) Shibuya K's HOME

지난 7일차 글을 올린 후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2010년이 가기전에 이 이야기를 끝마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크크
그래도 2010년을 목표로 얼마남지 않은 일정을 써 내려 가 보겠습니다.
 
한국에서 걸려온 신랑의 모닝콜에 잠을 깬 후에도 한참동안 침대에서 꾸물거렸습니다.
너무 이른 시간부터 관광지 직행, 그것도 혼자서 돌아다닐 것을 생각하니 민망해서 밍기적대다가 9시30분쯤 집을 나섰습니다.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일본인들..그리고 시내와 멀리 떨어진 지리적인 특징때문인지 온 동네가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듯 조용합니다.
                                              사진에서도 느낄 수 있는 조용하고 깨끗한 동네

오늘 일정은 '자유의 언덕'이라는 뜻의 지유가오카와 럭셔리하고 세련된 '다이칸야마'를 방문할 계획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에도 잠깐 등장하는 동네입니다. ^^) 
개인적으로 시끌벅적 번화하고 네모반듯한 도심보다는 한가롭고 아기자기한 특색이 있는 장소를 돌아보는 걸 더 좋아합니다. 특히나 혼자 여행할 때는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유로운 곳이 좋습니다.
지유가오카로 가기 위해 시부야에서 사철로 환승을 하는데, 도요코센과 책에 씌인 도큐도요코센이 같은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모험을 하기도 싫어서 확인차 역내에서 일하는 아저씨에게 물어봅니다. 간단한 일본어로도 의사소통이 되니깐, 이젠 도쿄시민처럼 교통을 이용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 (이 자만심을 어찌 해야 하려나요.ㅋ)
신랑의 Suica덕분에 티켓 구입에 신경쓰지 않고 자유롭게 돌아다녀서 큰 짐 하나 덜어낸 것처럼 자유롭습니다.(도쿄는 JR전철, 사철, 도쿄메트로, 도에이지하철 등이 운영 회사가 달라 환승시에 별도로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데, 스이카를 사용하면 모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지유가오카는 오늘 평일이라 그런지 한가롭고, 외국인보다는 내국인들이 더 많이 보입니다. 특히나 교복을 입고 떼지어 길을 가는 남학생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엄마들과 나이 든 할머니들이 샵에서 쇼핑을 하고 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친근한 상점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키치조지의 이노카시라온시코엔 입구쪽에서 봤던 WachiField 매장을 우연히 지유가오카에서 만났습니다.
(웹 검색을 해보니 서울에도 매장이 있더라고요. http://www.wachikorea.co.kr/)
                                                     지유가오카에서 만난 WACHI-FIELD

모퉁이를 돌아 일부러 찾아간 곳이 이탈리아 베니스를 모델로 조성한 쇼핑몰인 라 비타(LA VITA)입니다. 비록 6개의 숍이 입점한 정말 작은 공간입니다만, 수로위에 콘돌라(운행은 안 하는 듯^^)와 건물들이 유럽식이라서 다른 분위기를 풍깁니다. 하지만 오픈한 상점은 1-2개정도이고 조금은 썰렁한 분위기입니다.
                                                        관광객 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
 
가토레아도리를 따라 걷다가 상점밖에 아기자기한 도자기들에 발길이 닿아 도착한 곳..바로 키라라 칸(きらら館)입니다.
다양한 그릇종류와 소품들에 눈을 뺏겨 시간 가는줄 모르고 구경하는데 점원이 다가와 하나, 둘 소개해줍니다.
(물론 일본어를 잘 모르는 저를 위해 일본어와 영어를 섞어서 이야기합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개인적인 얘기도 조금 나누고 친절하게도 근처 상점에 대해 지도를 보여주며 추천해줍니다. 아리가또~)
평일이라서 손님도 없다보니 한 30분 시간 보내며, 테이블위에 앉아있는 소품용 고양이 2마리 샀습니다.ㅋ
키라라 칸 외부 전경

키라라 칸에서 판매하는 고양이 소품들

키라라 칸 점원이 소개해준 지유가오카 근처 상점 지도


골목골목에 들어선 인테리어 샵들과 패션, 잡화 점포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의 시선을 머물게 한 아기자기한 잡화점.
특히, 고양이를 테마로 한 아쓰코 마타노 갤러리(
Atsuko Matano Gallery)와 독특한 아이디어 상품들과 인테리어 소품들을 판매하는 호치포치(HOTCH POTCH)에서는 상점안에서 한참을 서성거리게 만들었고, 다양한 인테리어 전문점을 돌아보며 나중에 신혼살림 주방에 욕실에 거실을 꾸미고 싶어 잠깐이나마 안달이 났었습니다. 하하!~
과자 전문점에서는 가격이 너무 비싸서 군침만 흘렸고 수제양초나 아로마 제품을 판매하는 곳에서는 완전 이방인(말이 통해야 뭘 물어보던지 말던지 할텐데 말이죠.ㅋ)으로 구석구석 다 돌아봤습니다.


열심히 돌아다니다보니 2시가 다 되어 가고 배 속에서는 그르렁~그르렁~ 밥 달라는 소리가 들립니다. 뭘 먹을까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고민하다가 지유가오카 역 근처에 CAFE MOZART에 갔습니다. 케익류와 식사류를 전문으로 하는 곳인데 저는 런치세트를 주문해서 모짜렐라 치즈 빵스프와 아이스 커피, 몽블랑 롤 케익을 먹었습니다. 세트메뉴라서 하나하나 선택해야 했는데, 다행히 아는 단어도 나오고 느낌(?)으로 알아듣고 잘 주문해서 먹었습니다..ㅋㅋ
역시나 먹을 건 가장 잘 챙겨 먹는 저입니다. ^^
                                                             다시 먹고 싶은 그 맛~음냐~~꿀꺽
 
슬슬 다이칸야마로 넘어갈 시간이 되어 도요코센을 타고 이동했습니다. 깨끗한 빌딩과 복합쇼핑몰, 골목골목에 들어선 옷가게들이 고급스럽고 럭셔리해 보입니다. 서울의 청담동 같은 분위기가 난다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역시나 눈에 들어온 아기자기한 잡화점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하나 챙깁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 지나치는 것처럼 제가 잡화점에 집착하는 이유는,
제 오랜 꿈중 하나가 해외여행중에 사 모은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장식장에 진열해 놓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ㅋ
 쇼파에 앉은 다정한 고양이 부부를 산 곳

다이칸야마의 주요 상점가를 돌아보며 생각한 것이 있습니다. 광고에서 소비자 호감을 끌어내기 위한 3B(동물-Beast, 미인-Beauty, 아기-Baby)가 있는데, 다이칸야마에서는 애완용품점, 아기용품점, 여성옷가게가 삼박자를 이루어 고객의 눈을 훔치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젊은 여성들과 데이트하는 남녀들, 유모차를 끄는 젊은 엄마들을 길에서 자주 마주쳤습니다.


해가 일찍 떨어지는 일본은 4시가 되면 어둑어둑 해집니다. 슬슬 집으로 돌아가야 할 거 같아, 다이칸야마에서 시부야역까지 걸었습니다. 걷다가 조카가 좋아할 만한 인형집을 발견했는데, 가격이 그야말로 후덜덜입니다.

오늘은 혼자서 정말 많이 걸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왜 그렇게 길게만 느껴지던지요.
힘들었지만, 알찬 여행을 한 기분좋은 하루였습니다.


Episode 1.
지유가오카역에 내려 정면출구로 나오는데 책에 소개된 자유의 여신상이 없습니다. ^^;; 출구를 잘못 나왔나싶다가 눈에 들어온 공사현장. 현재 2010년 10월 자유의 여신상은 공사로 없다는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pisode 2. 다이칸야마에서 시부야역으로 가는 길에 시부야역 방향이 헷갈려 지나가는 할머니에게 물어봤습니다. '시부야에키와 도찌라데스까?' 이 한마디에 너무나 친절하게도 당신도 같은 방향이라며 같이 가자합니다. 갑자기 일본말로 이런저런 얘기를 던지시길래, 급당황한 저는 '와타시와 캉고쿠징데스. 니혼고가 데키마셍~~'라는 말로 화재를 돌리려는데, 그래도 꿋꿋하게 계속 말을 거시는 할머니와 조금은 대화를 하고 있는 저^^ 헐..저도 놀랍습니다.~~
아마도 동문서답이 아니였을까 싶습니다만, 그래도 일본어 4개월 배운 효과가 조금은 있나봅니다. (푸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