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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ries/Hawaii & Tokyo 2010

[신혼여행 7일차] Tokyo[Ueno park, Ueno Zoo, Ameyoko, Akihabara]

신혼여행 7일차 일정입니다.
■ Ueno, Ueno Zoo, Ameyayokocho, Akihabara
■ Tokyo Hitotsubasi-gakuen(Seibu line) → Ueno(JR Yamanote line) → Ueno park → Ueno Zoological Gardens Ameyoko market → Akihabara → K's home
■ Hitotsubasi-gakuen(Seibu line) → Kokubunji(JR Chuo line) → Tokyo(JR Yamanote line) Ueno

도쿄 생활 3일째입니다.
오늘 여행은 동행없이 혼자 다녀야하기에 신경쓰일것도 많겠지만 혼자하는 여행이라서 전부터 기다려온 시간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도쿄를 대표하는 공원 중 하나인 우에노 공원에 가 볼 생각입니다.
작년에도 한 번 와 본 적이 있었는데, 시간이 넉넉치 않아서 입구만 보고 지나갔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에는 하루 일정으로 넉넉하게 돌아보며 혼자만의 여유를 즐겨볼까 합니다.

출근시간을 피해 9시 조금 넘어서 천천히 출발했습니다. 다행히 신랑에게 도쿄 교통수단에 대해 개인 속성과정(?)을 받은 덕분인지 헤매지 않고 그때그때 열차종류에 맞게 환승하며 다녔습니다.
10시즈음 우에노역에 도착하여 공원안내소에서 지도 한 장 얻어서 발걸음도 가볍게 시작하려했습니다......만, ^^;;

헉...왠지 썰렁한 분위기...날씨도 흐린데 입구마저 너무 썰렁합니다.
너무 이른시간이겠거니 하면서 그래도 씩씩하게 국립과학박물관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흐헉~~~ 아니나다를까 입구에 폐관이라는 안내판이 놓여 있습니다.
                                                     국립과학박물관 입구(좌)와 출구(우) 전경

'책자에 매주 월요일과 연말연시에만 휴관이라고 일부러 날짜까지 피한거였는데, 이게 왠 일이지' 하면서 입구를 기웃기웃하다가 외국인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외국인이 말하기를, 어제(10월11일 월요일)가 공휴일(체육의 날)이어서 개관을 했기에 다음날이 오늘은 순연하여 폐관이라고 알려줍니다.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요....에구궁~~ 
오전에 박물관을 돌며 시간을 보내려던 계획은 그렇게 순식간에 어긋나버렸습니다.
어디로 가야하나...갑자기 주체할 수 없는 발걸음에 우선 앉아서 생각해보는걸로 했습니다.
폐관이어서 관광객도 없는 한산한 공원에는 나이 든 할아버지들이 한가로이 자리를 잡은 모습이 군데군데 보입니다.

돌아다니다보니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보입니다. 사람들이 모여있다기보다는 아이들이 모여있습니다.
네..ㅋ..우에노공원안에 우에노동물원이 자리잡고 있고 다행인지 오늘 유일하게 개관한 것처럼 보입니다.
입장료 600엔을 내고 외국에까지와서 동물 구경하고 갑니다. 쉣~~~
                                            우에노 동물원(1882.3.20 일본 최초의 동물원으로 개관)

우에노 동물원을 돌아다니면서 국내 동물원과의 차이점이라고 생각된 것은, 우에노 동물원의 모든 동물은 모두 이름과 생년월일이 푯말에 표시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동물원을 찾은 어린 아이들이 동물 이름을 부르면서 친근하게 대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해 놓았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몇몇 동물우리를 보니 가족 단위로 모여 있습니다. 새끼가 어미 젖을 물고 있거나 같이 먹이를 먹고 있거나 (오랑우탄의 경우)새끼가 엄마와 아빠사이에서 장난을 치며 놀고 있었습니다. 가족 단위로 동물원을 찾은 어린이나 어른들이 생각하기에, 비록 동물원에 갖힌 동물들이지만 가족들이 모여 있어서 조금 덜 안쓰러워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에노 동물원에서의 동물의 일상

지나가다 날개를 활짝 편 기세등등한 새의 제왕 독수리도 보고 입이 정말 크고 딱딱할 것 같은 신기한 새(?)도 보았습니다. ㅋㅋ

동물원이 어찌나 넓은지 동물원내에 모노레일이 있고 동관과 서관을 이동하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본 최초의 모노레일로 길이가 331.42m라고 합니다.
                                                                 일본 최초 모노레일

의도치 않았지만 동물원에서의 시간은 오랜만에 어린 시절로 돌아간 동심의 시간이었습니다. 부모님과 선생님 손을 잡고 동물원을 찾은 어린 아이들의 즐거운 표정과, 박물관, 미술관, 문화센터 등의 다양한 문화시설을 포함한 넓은 공원 부지와 길게 뻗은 푸르른 나무들을 보면서 도심 한가운데 이런 공원이 있다는게 어찌나 부럽다는 생각이 들던지요.
치마를 입고 돌아다녔더니 모기들이 달라붙던지, 서둘러 공원을 빠져 나갔습니다.

                                                                Ameya Yokocho Market

공원 서쪽의 Benten gate 방향으로 나와 길을 건너니 아메요코시장이 보입니다. 시끌벅적 손님을 부르는 상인의 고함소리, 시장바로 위 철로를 달리는 날카로운 전철 쇠바퀴 소리, 다양한 식재료에서 풍기는 냄새들...흡사 서울 남대문시장과 같이 익숙한 풍경입니다.
오전내내 돌아다니면서 슬슬 배가 고파오는데, 길거리 조그만 포장마차에서 명물이라고 씌여진 아메요코야키(200¥)를 먹었습니다. 1미터 남짓한 가판대를 빙 둘러서 맛있게 먹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아저씨의 빠른 손놀림을 볼거리삼아 한입 베어 맛있게 먹고 있는 제게 주인이 "우마이??"라고 물어봅니다. "오이시이~~오이시이~~"해 주며 맛있게 먹고 자리를 떴습니다.
                                                                       Ameyokoyaki

길거리에 서서 먹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먹었습니다. 아저씨의 빠른 손놀림도 볼거리이고, 맛있게 먹고 있는 제게 "우마이??"라고 묻길래, "우마이~~오이시이~~"해 줬습니다.

이곳저곳 구경하면서 화장품 쇼핑도 하고 다시 우에노역으로 돌아갔습니다. 잠시 쉬어가려고 Doutor에 들러 아이스 라떼 한잔 마시면서 생각해보니, 작년에도 이 곳에 들렀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맞은편 집에서 팔던 슈크림빵을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서 나오는길에 잠시 둘러보았습니다만, 다른 잡화점으로 업종이 변경되었더라고요. 잠깐이었지만 다시 그 맛이 입안에 맴도는 것같은 착각을 했었습니다. ^^

이제 어디로 가 볼까 고민하다가 동선을 고려하여 아키하바라로 출발해봅니다.
아키하바라는 오타쿠들의 천국이고 전자제품 매장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역 출구에서 메이드 복장의 소녀들이 홍보물을 나눠주는 모습하며 층층이 가득한 만화책, 애니메이션, 각가지 피규어들로 매장이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가격을 보니 후덜덜~~정말 애니메이션에 푹 빠진 덕후들이 아니라면 고민 많이 할 것 같습니다.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친다'는 말처럼 저의 쇼핑홀릭은 오늘도 그냥 지나가는법이 없습니다. 장식용 피규어를 보니 더더욱 발이 안떨어집니다. 그래서 사무라이 피규어 세트를 지르고 룰루랄라 매장을 나옵니다. 또 복합쇼핑몰 아키바토림에 들러  숄더백을 하나 구입했습니다. 오늘까지 전품목 10% 세일이라는 문구에 잠깐 정신을 놓은 거 같습니다만, 겨울에 가지고 다니기 유용할 거 같아 질렀습니다. ㅋ

매장 밖으로 나오니 벌써 날이 어둑어둑합니다. 일본은 일찍 해가 져서 일찍 어두워진다는 걸 깜빡 했습니다. 오늘은 혼자 다니는 첫 날이니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걱정도 되고 해서 마음이 급해집니다. 그래도 먹을 거리는 챙겨야겠기에,
도쿄역에서 도시락과 블루베리생크림샌드를 사고 집 근처 마트에서는 도시락에 곁들일 맥주와 과일, 과자 등을 샀습니다.
계획했던 일정과는 다르게 움직였지만 그래도 혼자 돌아다닌 여행치고는 알차게 움직였습니다.
이런게 여행의 즐거움이겠지요. 내일은 어디로 가 볼까나...ㅋ
                                                     오늘 저녁거리인 도시락과 맥주 한 캔^^
 
Episode 1.어제의 이노카시라온시코엔에 이어 우에노온시코엔에서도 모기에게 헌혈은 계속되었다. 이틀내내 치마를 입고 간 저는 종아리 여기저기에 영광의 상처들을 남기며 긁적긁적...공원에는 긴 바지를 입고 다녀야겠습니다.^^

Episode 2. 혼자만의 여행의 단점은 인물사진이 없다는 것입니다. 관광지가 아닌 이상 도심 한복판에서 사진 찍어달라며 카메라를 들이밀수도 없으니 풍경사진만 카메라에 가득합니다. 아래 사진찍은 장소에서 유독 신랑이 없다는게 왜 이렇게 아쉽던지요. 신랑이 아니여도 찍사(^^;;) 한 명 있으면 딱이겠는데 말이죠.

Episode 3. 애니메이션 오타쿠가 아니라던지, 특별히 전자제품 구매 계획이 없거나 관심이 없다면 아키하바라는 그렇게 흥미롭지 않습니다. 특히나 쇼핑보다는 조용한 곳을 즐기기를 원한다면 더더욱 피하는 것이 좋을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