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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s/Book

티티새 - 요시모토 바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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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마음속에 잠들어 있을 끈적끈적한 감정을 내보이지 않으려고 무의식적으로 애쓰고 있다. 인생은 연기, 라고 나는 생각했다. 의미는 똑같아도, 내게는 환상이란 말보다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그 저녁, 사람들의 물결 속에서 아찔하도록 그것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한 사람의 인간은 온갖 마음을, 모든 좋은 것과 더럽고 나쁜 것의 혼재를 껴안고, 자기 혼자서 그 무게를 떠받치고 살아가는 것이다. 주위에 있는 좋은 사람들에게 가능한 한 친절을 베풀 수 있기를 바라면서, 혼자서. p45

반짝반짝 빛나는 눈부신 바닷가 앞 야마모토야 여관을 배경으로 츠구미, 요코, 마리아 세 명의 여주인공의 추억을 담아낸 이야기이다.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약한 츠구미의 제멋대로인 성격과 항상 동생을 걱정하고 못된 성격까지도 잘 받아내는 언니 요코, 츠구미를 가장 잘 꽤뚫고 있는 마리아의 우정을 통한 젊은 시절의 기억 한토막을 잘 묘사하고 있다.
항상 죽음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의 나약함과 외로움을 얘기하는 작가는,
이번 소설에도 여지없이 츠구미라는 한 여자를 죽음의 그늘속에 가둬놓지만 이야기의 끝은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다.

사람은 누구나 죽을때까지 기억하고 싶은 삶의 단편들을 가지고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 때를 생각하면 설레이다가도 가슴 한 편이 시리기도 하고 혼자서 옅은 웃음을 짓기도 한다.
잊기 않기 위해 두번 세번 머리속, 마음속에 되뇌이면서 몇 번이고 되새김을 하는 모양새가 소설 속 마리아의 심정이 아닐까 한다.

당신은 그런 기억 가지고 있나요??

P.S. 마지막 책장을 넘기면서 "제목이 왜 티티새일까??"라며 궁금해하고 있는데, 마침 옮긴이가 소개해준다. 주인공 '츠구미'의 이름을 풀면 티티새가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