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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s/Book

그것은 꿈이었을까 - 은희경


HC가 읽어보라면 건네준 책이다.
은희경이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된 책이지만, 다 읽고나서 이걸 뭐라 표현해야 할 지 잘 모르겠더라.
그래서 "넌 이 책을 왜 샀어??"라고 HC에게 물으니 "은희경 작가...유명하잖아~"라고 짧게 말을 잇는다.
"읽고 난 느낌은 어떤데??"라고 연거푸 물어보니 "잘 기억도 안난다"고 한다.
정말 도움안된다. 하하

틈틈히 점심 시간을 이용해서 읽었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제목 그대로 꿈같은 장면들이다.
이런 일이 현실에서 일어날까 싶을정도로 소개되는 장소며 설정 인물들을 너무 비현실적으로, 한마디로 몽환적으로 그려놨다.
"근데 왜 이게 연애소설이래??"
다 읽고 난 후까지.....아주 끝까지 물음표다.
책을 읽으면서 문득 든 생각은 "(이렇게까지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내용을 읽으면서)작가 입장에서는 이런 세세한 묘사까지도 책 내용으로 필요한것이었겠지. "라며 내가 모르는 작가가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을거라는 걸 상상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상상력이 부족한 나에게는 어려운 책이다.
그리고, 정체모를 음식을 우연히 씹게 되어 뱉었는데도 여전히 모르겠다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사람은 나약한 존재라서 타인을 원하지. 따지고 보면 사랑이란 건 확고부동한 자기 편, 그러니까 또다른 자기를 만들려는 일이잖아. 그게 귀찮아서 그냥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가끔 있고. 사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면 많은 문제가 해결되니까. 그러나 그들도 살아 있는 자기의 영혼을 만날 수 있다면 자기를 사랑하는 것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할 거야. 살아 있는 자기의 영혼을 만난다, 멋진 환상이지. 하지만 그런 일이 진짜 있을 게 뭐냐. pp. 102

진짜 인생이란 택시 잡기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가 잡히고 안 잡히고는 전적으로 운이겠지. 둘 중 하나잖아. 어떻게 보면 확률이란 성립이 안 돼. 잡힐 확률이 구십구 퍼센트라고 하더라도 하필이면 내가 일 퍼센트에 속해서 택시를 못 잡을 수도 있는 문제니까. 그런 줄 알면서도 택시가 잘 잡힐 만한 곳을 조사하고 통계를 내고, 또 그 정보를 알아내고 그 정보가 지시하는 위치에서 택시를 기다리고, 그렇게 해야 하는 게 인생이겠지. 정작 택시가 잡히고 안 잡히고는 운에 따라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순 없잖아. 세상은 무위를 용납하지 않으니까. pp. 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