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LE LOVE
웹질을 하다가 퇴사한 회사 동기의 미니 홈피에까지 접속하게 되었다.
나보다 나이가 어린 동기는, 대학원 박사과정에 진학하기 위해 평일에는 회사에서 근무하고 주말에는 도서관에서 토플과 GRE 준비에 여념이 없었고 결국 메릴랜드 대학원에 어플라이해서 좋은 조건으로 입학했다.
그렇게 퇴사한 지 어느 새 1년이 다 되어간다.
홈피에 보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랴, QE와 학기말 시험 준비하랴, 그런 바쁜 와중에도 틈틈히 친구들도 사귀고 여러 곳에 여행도 다니면서 즐겁게 생활하고 있는 듯 보였다.
항상 씩씩하고 할일 다 하면서 즐기는 방법을 아는 친구였기에 당연히 그럴 것이라 생각했지만, 막상 직접 사진을 보니 부러웠다. ㅋ
요즘 TV에 보면 "부러우면 지는거다."라는 표현을 많이 쓰던데, 부러워하고 있는 나는 벌써 진건가..하하..
등록된 사진과 일상생활의 기록을 보면서 6-7년전의 내가 오버랩되며 옛 기억이 떠올랐다.
회사생활 3년차에 찾아온 업무에 대한 방황.....
그리고 나에게 대학원에 입학해서 공부해보기를 권유했던 상사와 긍정적으로 고려했던 나.....
(사실 대학 졸업무렵에 교수님들이 권유할 때도 망설이지 않았던 대학원인데, 이 때는 뭔가 돌파구가 될 거라는 생각으로 물불 안 가렸던 거 같다.)
그 때부터 국내 및 외국 대학원에 대해 여기저기 정보 수집도 하고 새벽에는 토플 학원으로 향하고 주말에는 에세이 학원과 가까운 도서관에서 살았었다.
라면과 김밥으로 때우며 혼자 먹는 점심은 정말 싫었지만, 저녁 무렵 도서관을 나설때면 미래에 대한 희망에 한 걸음 다가선 거 같아 마음이 뿌듯한 채로 집에 돌아오던 때가 있었다. 정말 그런 때가 있었다. 하하~
외국 대학원에 대한 미련은 남았지만, 포기는 빨랐다.(그래서 여전히 외국에 대한 동경이 남아있다.하~~)
능력 부족이기도 했지만, 학비와 가족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아니 용기가 없었다는게 더 정확한 이유일 것이다.
1년정도 준비하고 원서 낸 대학원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는 정말 기뻤다. 그 동안의 고생을 다 보상받는 것처럼.....
앞서 말한 동기만큼은 용기도 부족하고 능력도 부족했을지 모르나, 대학원 입학을 계기로 내 미래는 많이 바뀌었다.
내가 원했던 생활에 조금 더 근접할 수 있었고, 사랑하는 사람도 만났으니까....ㅋ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고민을 했던 동기와 나, 그래서 더욱 친근하고 정이 가는 동기이며 동생이다.
(앞으로도 헤쳐 나가야 할 많은 어려움이 남아 있겠지만 꿋꿋하게 잘 헤쳐나갈 거라고 믿는다.)
새로운 뭔가에 도전하고, 발전하며 성장한다는 것...어제의 내가 아닌 오늘의 나로 존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계기를 통해 (다른 사람과의 비교가 아닌,) 어제와 오늘의 내가 달라져 있음을 발견하는 것이 진정 의미있는 비교이자 부러움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동기의 생활을 떳떳하게 부러워하고, 아낌없이 격려해주며 건강하기를 기도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