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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s/Book

도쿄 타워(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 - 릴리 프랭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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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하루와 한 해는 덤덤하다. 단선 선로처럼 앞뒤로 오락가락하다가 떠민 것처럼 휩쓸려간다. 전진인지 후퇴인지도 명확하지 않은 모양새로 슬로모션을 '빨리 감기'한 듯한 시간이 달려가 그린 시계처럼 움직인다. pp.81
내 인생의 예측 가능한 미래와 과거의 무게. 자신의 인생에서 미래 쪽이 더 중요한 종족과, 이미 지나가번린 일 쪽이 더 묵직하게 덮쳐드는 종족. 그 두 부류의 종족이 가령 같은 환경에서 같은 생각을 품고 있다 해도, 거기에는 명백히 다른 시간이 흐르고 전혀 다른 견해가 생겨난다. pp.82

'원래 희망이란 있는 것이라고도 없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도 같은 것이다. 땅에는 애초에 길이란 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으면 그것이 길이 되는 것이다.' pp.325

어머니란 욕심 없는 것입니다.
내 자식이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보다
내 자식이 큰 부자가 되는 것보다
하루하루 건강하게 지내주기만을
진심으로 바라고 기원합니다.
아무리 값비싼 선물보다
내 자식의 다정한 말 한 마디에
넘칠 만큼 행복해집니다.
어머니란
실로 욕심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머니를 울리는 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몹쓸 일입니다. pp. 410

책을 읽는 내내 가슴 한 구석이 뭉클해졌다.
항상 가족생각에 아침마다 새벽기도를 하시는 울 어머니...
책에서처럼, "건강하고 하는 일 잘 되기를 바라"는 욕심없는 기도를 하고 백화점에서 큰 인심쓰며 골라보라는 나의 요구에도 "다음에...."라며 한사코 내팔을 잡고 밖으로 향하는 어머니이다...
주말에 집에 오는지 목을 빠져라 기다리다가 다시 대전으로 향할 때마다 서운한 마음에 엘리베이터 앞까지 배웅하며 창가에서 손을 흔들어주는 어머니이다...
그리고 막내딸이 먹고싶다면 추운 겨울밤이라도 주저없이 귤 한봉지를 사다 떡 안겨주시는 아버지...
부모님 마음이야 누구라도 한결같지 않을까 싶다.

그에 비해 난 아직도 표현에는 서투르고 바쁘고 귀찮다는 핑계로 소홀한적이 많은 거 같다.
살아계실 때 효도해야지.. 작가도 어머니 살아계실 때 도쿄에 같이 올랐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람이란 지나고난 뒤 후회하고 또 다시 망각하는 동물이라지만, 이 책을 읽고 짧은 시간이나마 나를 되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이번 주말에는 가족들과 맛난 거 먹으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