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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s/Wedding Story

6년 연애의 마침표를 찍었습니다.(2010.10.03)


올해 1월1일에만 해도 2010년 결혼이 힘든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결혼이 결정되었을 때 기쁜 마음이 더 컸습니다.
오랜시간동안 양가에서는 암묵적으로 결혼을 허락했는데, 서로 떨어져있다는 이유로 한해두해 결혼을 연기하면서 시간만 끌고 있는 거 같아서 무작정 기다리기가 너무 답답했습니다. 더욱이 나이도 무시할 수 없을만큼 먹고나니 주위 사람들의 결혼 소식을 묻는 질문에 지칠만큼 지쳐있었기 때문입니다.
결혼이 정해지고 곧장 상견례가 이어지는 준비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은, 결혼 날짜를 잡는 것이었습니다.
본래 결혼일자는 신부측에서 잡는 게 관례이지만, 시어머님께서 사주를 보시기에 받아온 날짜 중에 고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결정된 결혼날짜는 10월 3일(일요일)입니다.
'하늘문이 열리는 날 결혼하네.. 그 날에 맞춰 결혼생활의 새로운 인생을 열어보려구?"하며 그럴 듯한 해석(꿈보다 해몽이죠.ㅋ)을 해 주신 분도 계셨습니다.

신혼 살림도 필요없고 신랑이 외국에 있는 관계로 최대한 간소하게, 대부분을 생략하며 한 결혼식이라서 준비할 것도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스물스물 의외로 신경쓸 것들이 많았습니다. 결혼 준비 비용도 만만치 않았고요.
그래도 멀기만 해 보이던 결혼식 일자도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가 결국 코 앞에 닥치더라고요. ^^

결혼 전날 신랑 가족이 먼저 올라오고, 결혼 당일에 신랑 친척분과 친구들 몇몇이 제주도에서 올라와 결혼식에 참석해주셨습니다. 전날에는 비가 내려서 마음이 심란했는데, 다행히 결혼당일에는 해가 반짝떴습니다. ^^
결혼식 당일, 메이크업과 웨딩 드레스를 입고 나니 그제서야 결혼이 실감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친구들 결혼식 때나 드라마의 결혼식 장면을 볼 때마다 '어떤 기분일까!! 얼마나 긴장될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긴장은 커녕 즐기면서 결혼식을 치뤘습니다.(너무 철이 안 들었나봐요..ㅋ)
또 눈물이 많은 편이라서 가장 걱정했던 것 중 하나가 '부모님께 인사드릴 때 눈물 펑펑 쏟지 않을까'라는 점이었는데 그것도 기우에 불과^^;; 눈물 한 방울 구경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 죄송한 마음이 더 들었습니다. ㅠ.ㅠ
사진작가분이 식이 끝나고 앨범 촬영할 때마다 '신부 입 다물고 미소만...'라는 말을 계속 하셔서 정말 민망했습니다.

하객분들에게 참석 감사인사드리는데 넙죽 절하는 신랑~전 상상도 못한 일을 합니다. 신랑 성격에 얼마나 고민을 했을까 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습니다. 그리고 결혼식 퇴장!!

에피소드 하나) 성당안에서는 직계가족까지만 촬영이 가능해서 친지, 친구 사진은 성당 밖에서 촬영해야 합니다. 촬영이 지체되었고 중간에 커뮤니케이션이 잘못되어서 모두 식당으로 직행하는 바람에 친지 사진이 영 썰렁합니다. 아쉽지만 이것도 추억이 되겠지요? (다행히 친구들은 밥 먹고 있는 중간에 다시 소집해서 찍었습니다..캬캬)

결혼식 후에 웨딩 드레스를 벗는데 왜 그렇게 서운하던지요.. 영원히 예쁘게 여왕처럼 살고 싶었나봅니다. ㅋ
(지금 이 모습 그대로 간직하기 위해 별도로 웨딩 스냅(달콤한 사진관)을 신청하여 사진을 찍었습니다. ㅎㅎ)
하객분들에게 인사 드리러 예복으로 갈아 입고 식당으로 갔는데, 경황이 없어서 한분한분 일일이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기가 힘들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과도 얘기도 많이 못하고 직장 동료들도 그냥 보내야했는데, 결혼식이라는게 다 그렇다며 이해해 주셔서 다행이었습니다.
신랑은 외국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선후배님들도 많이 참석해주시고, 특히나 일본에서 직장 동료들이 직접 와서 축하해주었으니 기억에 남는 결혼식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보통은 이렇게 끝나면 신혼여행을 가지만, 저희는 신랑이 제주도 사람이어서 다음 날(4일) 제주도에서 피로연 잔치를 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숨가쁜 결혼식이 끝나고 광주공항에서 제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하루종일 강행군이었지만 잔치도 무사히 잘 치르고 천근만근 몸을 이끌고 시댁으로 왔습니다.
신혼여행을 제대로 즐길 수나 있을런지, 쉬어야 하는게 아닌지라는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신혼여행도 즐겁게 보내야겠지요.
 
우리 이제 결혼했습니다.~~ 결혼식 인증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