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때보다 설연휴가 긴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5일날 휴가를 냈다. 이유는 혹시나 시간이 맞으면 고등학교때 담임 선생님을 찾아뵐까 하는 마음에서이다.
1학년때 담임 선생님이니 벌써 시간이 15년을 훌쩍 뛰어넘은 상태이고 대학졸업이후에 한 번인가 뵙고 그 이후에 뵌적이 없으니 5년은 족히 지났을 법했다. 작년부터 한 번 찾아뵐까 하는 마음에 사다 놓은 양주를 트렁크에 싣고서 학교로 전화를 걸었다.
날 기억하실지도 모르겠고 혹시 귀찮아하시지는 않을까..이런저런 생각에 가슴이 콩당콩당 뛰었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는 여전하시고 다행히 어렴풋하게나마 기억하시는듯 해서 용기를 얻었다. 학교에 출근하셔서 교무실로 찾아뵙고 이런저런 얘기들~~ 지난 몇 년의 세월을 함축해 정리하듯, 지나온 시간들에 대한 기억들..근황들...로 시간을 보내고 밖에서 점심을 먹었다. 예전과 변함없는 모습이지만, (세월에 장사없다고) 주름이 좀 늘어난 듯 보인다~~(흑흑) 그래도 씩씩하게~예전과 다름없이 속 깊은(?) 생각들이며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말씀들이 엿보여 다시금 예전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좋은 시간이었다. 학창시절 가장 존경했던 분이어서 거의 나의 이상형이었다.(MBTI 테스트에서 내 성격은 ESFJ(친선도모형)로, 그 특징중 하나는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이나 물건을 이상화하는 경향이 있다"라는 것이다. -_-;;) 나로 하여금 나를 더욱 사랑(존중)하는 방법을 알게 해주고 그 때문에 모든 일에 용기를 갖는데 큰 힘이 되어주신 분이다. 그래서인지 내가 받은 만큼 나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까지도 그 분한테 배운 거 같고, 그렇게하려고 노력해왔다.
내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은, 살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왔고 그 분들과의 관계를 계속 맺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소홀하지 않도록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겠다.
푸르른 하늘처럼 내 마음도 가벼워져서 날아갈 듯 한 하루였다.